[앵커]
아는 기자, 정치부 김민지 차장 나왔습니다.
Q. 김 차장, 어제의 만남. 어제 오늘 깊숙하게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측 취재를 했잖아요. 봉합 맞아요?
양 측이 똑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.
"봉합이 아니라 덮은 거다" 갈등을 꿰멘 게 아니라 그냥 안 보이게 덮어놓은 거라는 거죠.
제가 어제 갈등 해결을 위한 전제조건, 두 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.
대통령에게 각 세우는 듯한 한 위원장의 태도가 달라지느냐, 김경율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가 정리되느냐.
양측 취재를 종합해 보니, 이 두 가지 모두 다시 뜯어봐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.
먼저 한 위원장 태도가 달라졌다고 보기가 어렵습니다.
어제 윤 대통령을 만나 깍듯이 인사하자, 한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굽히는 모습 아니냐, 이런 해석이 나왔는데요.
취재해 보니, 한 위원장. 그런 해석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집니다.
대상이 윤 대통령이어서가 아니라, 원래부터 허리 숙여 인사한다는 건데요.
오늘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만났을 때도 한 위원장, 꾸벅꾸벅 인사하죠.
'90도 인사'는 원래, 이렇게 누구에게나 하는 만큼 윤 대통령에게 한 90도 인사도 특별한 게 아니란 겁니다.
태도 뿐 아니라 말이나 생각이 바뀌었냐.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.
[한동훈 /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]
(Q. 김경율 사퇴가 출구전략?) "저는 그런 얘기를 들은 바가 없습니다. (Q.김건희 여사 리스크) "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습니다. 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."
한 위원장, 일단 오늘 말이 줄었습니다.
짧은 대답 속에도 기존의 입장은 변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죠.
확전은 안 하겠지만 내 말이나 태도를 주워담을 생각은 없다는 게 분명합니다.
Q. 두 가지 조건 중에 김경율 비대위원 카드는 어제 대통령실이 사퇴까지는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, '접었다'는 기류를 전해드렸는데. 이것도 좀 더 깊이 취재가 됐습니까.
네. 김 비대위원의 사퇴.
대통령실은 한동훈 위원장이 못하겠다고 하니 우리가 양보한다, 이런 기류로 봤는데요.
당장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일 뿐 사퇴를 '해야 한다'는 기류는 여전합니다.
"총선 출마 비대위원은 '공정하게 공천 받겠다'며 물러나야 하지 않겠냐" 는 게 대통령실과 친윤 주류 측이 공통된 생각입니다.
김 비대위원이 마포을 출마를 결심한 이상 당에 출마 후보로 등록해야 하는 다음주말까지는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.
하지만 한 위원장 측은 출마와 비대위원 사퇴는 별개라는 생각이죠.
Q. 결국 두 가지 다 해결이 안 된 거네요. 두 사람이 만나야 풀리는 거 아닌가요?
두 사람의 만남.
그동안에는 '안' 만났다면 지금은 '못' 만나는 상황에 더 가깝습니다.
대통령은 한 위원장 취임 즈음에 '선거 전까지 앞으로 만나지도, 전화도 안 하겠다'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.
두 사람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수직적 당청 관계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배려하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.
특별히 연락하지 않더라도 통하는 신뢰도 반영된 거겠죠.
하지만 이번 갈등 국면을 거치면서 그 신뢰에 금이 갔죠.
대통령실 내에서는 두 사람이 만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.
문제는 이미 갈등이 벌어진 이상 물밑에서 어느 정도 정리를 해야 만날 수 있다는 거죠.
다시 말해 이제는 안 만나는 게 아니라 김건희 여사나 김경율 비대위원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않고서는 당장은 못 만나는 상황입니다.
Q. 또 궁금한 건 이거예요. 김건희 여사 사과는 없을 것 같아요?
현재의 대통령실 기류를 취재해 보니 김건희 여사의 사과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.
"사과를 하는 순간 민주당이 총선 내내 조사해야 한다, 처벌해야 한다 공격할 것"이라며 "한 번 밀리면 끝"이라는 위기감이 읽히더라고요.
사과를 할 타이밍을 이미 놓쳤다는 얘기도 나오고요.
갈등 이슈. 일단은 덮었지만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입니다.
Q. 잘 들었습니다. 아는기자 김민지 차장이었습니다.
연출 : 성희영 PD
김민지 기자 mj@ichannela.com